'울림'후기
2007.03.16 22:06
혜민이 엄마 입니다. 너무 오래만에 뭘 쓰려고 하니 도무지 안 되네요. 깜찍이 선생님이 알아서 교정 봐 주세요.
음반 녹음 첫 날, 녹음실에 들어간 혜민이 얼굴은 발갛게 달아 올라 있었다. 노래를 부르는 내내 음정은 가냘프게 떨렸고, 목소리는 잔뜩 주눅이 들었다. 눈은 악보대신 창 밖에 있는 나를 보고 있었다. 보다 못한 꺼벙이의 입에서 드디어 “엄마한테 자꾸 사인 보내지 말고.”하는 소리가 나왔다. 바쁘다는 핑계로 어쩌다가 한번씩 고개를 내밀던 나는, 당황스러웠다. 내가 어떻게 하는 게 혜민이에게 도움이 되는지 아무런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다. 일어서서 지켜보는 게 나은지, 아니면 전혀 신경이 쓰이지 않는 것처럼, 앉아서 책이라도 보고 있어야 하는지.
녹음이 끝난 혜민이는 “녹음실이 얼마나 덥다구.”하며 핑계를 댔지만, 나는 마음이 찹찹했다. 혜민이는 나와 전혀 다른 존재라고 생각하면서도, 학창 시절 대책없이 떨리던 내 음정이, 그런 음정을 확인하며 어디론가 숨어버리고 싶던 내 마음이, 혜민이의 모습과 겹쳐져 떠오르는 것이었다.
음반 녹음 둘째 날, 혜민이의 음정은 눈에 띄게 안정을 찾았다. 그 모습을 보며 내 마음도 평온해졌다. ‘그래, 언니들 말처럼 녹음하는 게 처음이니까 긴장되어서 그랬던 모양이구나. 여린 마음을 들키기 싫어 괜히 남자 아이들에게 까불고, 남을 배려하다 보니 스스로의 몫을 잘 챙기지 못했던 나를 닮을까봐, 나 혼자 가슴이 철렁했구나.’
그렇게 혼자 말을 하면서 혜민이에게 수도 없이 텔레파시를 보냈다.
‘혜민아, 두려움과 배움은 함께 할 수 없대. 좀 잘못하면 어떻고, 좀 틀리면 어떻니? 그래서 세상이 뒤바뀌는 것도 아닌데. 잘못할까봐 틀릴까봐 두려워하는 사람보다는, 잘못해도 좋고 틀려도 좋다, 그걸 통해 또 뭔가를 배우겠지 하고 생각하는 사람이 되렴.’
그런 마음으로 따라 다니던 음반 녹음도 이젠 끝났다. 하지만 4기를 하는 혜민이는, 다시 일 년을 시작하는 출발선에 서 있다.
나는, 그 일 년동안 혜민이가 좀 가벼워졌으면 좋겠다. 노래를 잘 부르는 재주보다는 노래를 즐길 줄 아는 ‘끼’를 가졌으면 좋겠다. 살아 보니, 재주보다는 ‘끼’가 사람들을 더 즐겁게 만든다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일 년이 지난 다음, 다시 녹음실에 선 혜민이의 모습은 어떨까? 혼자 상상해 본다.
음반 녹음 첫 날, 녹음실에 들어간 혜민이 얼굴은 발갛게 달아 올라 있었다. 노래를 부르는 내내 음정은 가냘프게 떨렸고, 목소리는 잔뜩 주눅이 들었다. 눈은 악보대신 창 밖에 있는 나를 보고 있었다. 보다 못한 꺼벙이의 입에서 드디어 “엄마한테 자꾸 사인 보내지 말고.”하는 소리가 나왔다. 바쁘다는 핑계로 어쩌다가 한번씩 고개를 내밀던 나는, 당황스러웠다. 내가 어떻게 하는 게 혜민이에게 도움이 되는지 아무런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다. 일어서서 지켜보는 게 나은지, 아니면 전혀 신경이 쓰이지 않는 것처럼, 앉아서 책이라도 보고 있어야 하는지.
녹음이 끝난 혜민이는 “녹음실이 얼마나 덥다구.”하며 핑계를 댔지만, 나는 마음이 찹찹했다. 혜민이는 나와 전혀 다른 존재라고 생각하면서도, 학창 시절 대책없이 떨리던 내 음정이, 그런 음정을 확인하며 어디론가 숨어버리고 싶던 내 마음이, 혜민이의 모습과 겹쳐져 떠오르는 것이었다.
음반 녹음 둘째 날, 혜민이의 음정은 눈에 띄게 안정을 찾았다. 그 모습을 보며 내 마음도 평온해졌다. ‘그래, 언니들 말처럼 녹음하는 게 처음이니까 긴장되어서 그랬던 모양이구나. 여린 마음을 들키기 싫어 괜히 남자 아이들에게 까불고, 남을 배려하다 보니 스스로의 몫을 잘 챙기지 못했던 나를 닮을까봐, 나 혼자 가슴이 철렁했구나.’
그렇게 혼자 말을 하면서 혜민이에게 수도 없이 텔레파시를 보냈다.
‘혜민아, 두려움과 배움은 함께 할 수 없대. 좀 잘못하면 어떻고, 좀 틀리면 어떻니? 그래서 세상이 뒤바뀌는 것도 아닌데. 잘못할까봐 틀릴까봐 두려워하는 사람보다는, 잘못해도 좋고 틀려도 좋다, 그걸 통해 또 뭔가를 배우겠지 하고 생각하는 사람이 되렴.’
그런 마음으로 따라 다니던 음반 녹음도 이젠 끝났다. 하지만 4기를 하는 혜민이는, 다시 일 년을 시작하는 출발선에 서 있다.
나는, 그 일 년동안 혜민이가 좀 가벼워졌으면 좋겠다. 노래를 잘 부르는 재주보다는 노래를 즐길 줄 아는 ‘끼’를 가졌으면 좋겠다. 살아 보니, 재주보다는 ‘끼’가 사람들을 더 즐겁게 만든다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일 년이 지난 다음, 다시 녹음실에 선 혜민이의 모습은 어떨까? 혼자 상상해 본다.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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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찍이
2007.03.16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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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그리
2007.03.19 01:19
자분 자분 이야기하는 달맞이 꽃 목소리가 따뜻하게 들려오네요^^
우리 달맞이 꽃님..달맞이꽃님도 혜민이에게도 달맞이 꽃님이 말하는 그 '끼'는 있답니다..
남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따뜻한 마음도, 자신의 삶을 꾸준하게 걸어가는 그 걸음도
모두가 '끼'잖아요..
절대 뒷걸음 치지 않는 그 당당함도 달맞이 꽃님의 소중한 '끼'라고 생각합니다.
달맞이 꽃님!! 한잔하며 즐겁게 이야기 나누고싶네요~~~ -
똥그리
2007.03.19 01:20
아.. 왠지 아이들에게 하는 말투를 달맞이꽃님께 하다니ㅠ.ㅠ... 용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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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글!..
소중한 곳에..소중히 남기겠습니다.
감사드려요.. 꾸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