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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기 어린이울림방

신나는 소호마을 겨울캠프

<캠프장 가는 길>
오늘은 소호분교에 재학중인 친구들과 우리 뚜버기 친구들이 캠프가 있는 날이다.
울주군 상북면 소호마을은 울산에서 경주로 들어갔다가 다시 울산길로 넘어오는 곳에 있다.
다시말해 울산에서 울산을 가기위해 다른 도시를 거쳐야 하는 산속의 섬이라고나 할까?
아무튼 산위로 향해 오르는 길부터..조금 낯설고 신기한 동네다..

<소호분교>
우리가 이번에 찾아가는 소호마을에서 빼놓고 얘기 할 수 없는 것 하나.
저렇게..학교운동장에 떡하니 자리잡고 있는 400백년된 느티나무이야기다.
한여름이면 가지가 운동장을 반이나 덮어 넓은 그늘을 만들어주는 커~~다란 느티나무.
겨울이라 잎사귀도 다 떨어지고 앙상한 가지만 남아 조금 아쉽지만
그래도 이 소호마을의 수호신인 당산나무답게 듬직한 모습으로 자리하고 있다.

<지역아동센터>
자~ 이제 드디어 캠프가 시작된다.
이번 소호겨울캠프를 함께 이끌어주실 선생님들과 간단한 인사도 나누고..
캠프일정에 대한 친절한 설명도 들었다.
아~ 그리고 너무도 기다렸던 소호분교 친구들과의 세번째 만남...
지난 9월에 소호 분교 운동장에서 가을음악회 겸 작은운동회를 가졌었고,
울산시내에서 열린 민족예술제 동요콘서트 무대에도 같이 섰건만,
오랜만에 만난 탓인지..
아직 서로 친해질 기회가 없었던 탓인지..
또다시 말 한마디 먼저 건네지 못하고 서먹~서먹하다.

그렇게 어색한 인사를 끝내고 캠프의 첫 일정을 향해 모두 트럭에 올라탔다.
캠프의 첫 일정인 만큼 모두의 얼굴에 기대감이 역력하다.
트럭 짐칸에 어디론가 가고 있는 우리...
제법 차가운 겨울바람이지만 즐겁기는 엄마들이나 아이들이나 다 마찬가지인가보다.
그런데 우리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

<썰매장>
야~!! 도착했다!! 우리가 도착한 곳은 바로 계곡!!
그런데 꽁꽁얼은 계곡에서 대체 무엇을 하는 것일까??
스키타나?? 아님 스케이트?? 아하~! 썰매를 타려는 거구나~
한쪽에서는 투덕투덕 모닥불 피우고..
한쪽에선 씽씽 기차썰매놀이 하면서 놀고..
다들 자기가 하는 것에 열중하는 모습이 너무 재미있고 웃기게 보인다.
뒤에서 썰매를 밀어주는 아빠가 무섭다고 소리도 지르고, 서로 부딪히기도 하고..웃고 까불고 간혹 징징거리고..
히구~ 누가 애들 아니랄까봐..
캠프장 입구에서는 분명히 소호친구들과 어색했던 인사를 나눴었던 것 같은데..
언제그랬냐는 듯..서먹함은 더이상 온데간데 없다.

<다시 숙소로>
신나게 놀고 다시 캠프장에 돌아와 우리는 톱질을 배웠다.
너무 배가고파서 자꾸만 힘이 빠지지만 최선을 다해 톱질을 했다.
둥근나무를 잘라 줄을 꿰어 목걸이를 만들었다. 각자 고운이름도 새겨넣었다.
흠..마음에 든다. 오래오래 간직해야지..

<즐거운 식사시간>
드디어....밥이다..!! 나무목걸이를 목에 걸자마자..다들 배꼽시계를 움켜쥐고..우르르 식당으로 달려온다.
오늘 저녁식사 메뉴는 많은 반찬과 맛있는 밥!! 밥도 반찬도..하나도 남기지 않고 싸악 싹..그릇을 말끔히 비워냈다.
꿀맛같은 밥으로 배를 채운 우리는 이번엔 다시 학교교실로 달려갔다.

<소호분교 교실에서>
소호 아이들과 뚜버기가 어느덧 한곳에 모여있다. 꺼벙이가 우리에게 무슨 노래인지..악보를 나누어 주는데...
아~!~ 소호마을 분교 교가구나!!! 거기에 성악쌤까지 소호분교에 오셨네..
너무 고음이라 부르기 힘들었던 그 교가.. 어느덧 기억이 가물가물 하지만..
즐겁게 불렀던 기억이 있다.

그중 재미있는것은 우리 뚜버기 어머니들께서도 교가를 부르고
소호분교가 모교인 동네아저씨들과 우리 뚜버기의 아버지들께서도 노래를 부르신거다.
솔직히 많이 놀랬다.
아저씨들의 목소리가 그렇게 굵은지 몰랐기 때문이다. 우리친구들 노랫소리만 듣다가..낯설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고..
또 감동스럽기도 했다. 소호마을 한가운데 자리잡은 학교에서 울려퍼지는 소호분교교가...우리들의 겨울밤은 그렇게 깊어만 갔다.

<다시 숙소..그리고 쥐불놀이>
자..드디어 내가 손꼽아 기다렸던 시간이다. 
왜냐면 태어나서 한번도 해보지않는 쥐불놀이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쥐불놀이에 사용할 불씨를 모으기 위해..어른들은 위쪽에서 캠프파이어를 하고 계시고,
우리는 쥐불놀이의 매력에 빠져 헤롱헤롱~
돌리고 돌리고 돌리고 돌리고..
신나게 불꽃이 튀는 깡통을..위잉~윙 돌려댔다.
불씨를 조심스레 다루지 않아 간혹..다치는 친구들도 있었지만..그래도 마냥 재밌다.

까만밤..겨울산 깊이깊이 영롱하게 맺히는 친구들의 노랫소리.
가족들과 함께..맛있는 군고구마도 호호..
다시 위잉윙..고운 불빛..둥글게 커지는 우리들 꿈들이..
저 넓디넓은 우주속으로..별빛처럼 스미고 있다.
아 정말..아름다운 밤이다...

<이튿날 아침>
아침밥을 먹자마자..간식꺼릴 가득넣은 배낭을 메고..찾아나선 곳..
바로..소야골에서의 즐거운 겨울숲 체험시간이다.
깊은 숲속..나무들 사이에서..눈 밑에 거울을 대고하는 뱀놀이며..기차놀이도 하고..
둘씩 짝을 지어 나무 맞추기 놀이등등..넘 재미있었던 숲속나라의..나무친구들.
막연하게..등산을 하는게 아닐까..큰 기대하고 가진 않았지만..정말 재미있었다.
우리들보다..사람들보다..더욱 중요한 일을 하고 있는 숲속 나무들.
그렇지만 묵묵히..자신의 할 일을 다 해내는 나무들과 함께 있으니까..
엄마같은 한없는 푸근함과 가슴이 뻥뚫릴 것 같은 시원~~한 호흡을 할 수 있었다.
절로 자연을 향한 존경심이 우러났다.

히히~ 찾았다!!! 숲체험을 마치고 돌아오니..우리 아버지와 동석이네 아버지가도끼를 들고 나무 장작을 패고 계신다.
퍽~ 퍽~ 아버지들께서는 정말 힘이 세신 것 같다.
정말 멋진 우리 아버지의 모습이었다. 
도끼질은 못해도..전기톱은 할수있다며..두손 걷어부치고 나선 준석오빠..왠지 어딘가 어설퍼보인다..^^

<다시 소호분교에서>
다시..학교운동장으로 달려간 우리들.
농구며 축구..철봉놀이..그네타기 등..다들 놀이 삼매경에 빠져 열심히들 놀고는..
다같이 교실로 들어가 지난 캠프일정을 정리하며..기억들을 글로 남기기로 했다.
몇몇 아이들은 시를 쓰고 다른 아이들은 그림 과 산문으로도..캠프의 많은 추억들을 정리했다.

소호분교에 민경이라는 언니가 우리 뚜버기와 소호 아이들의 서먹한 첫만남에 대한 이야기를 썼는데
꺼벙이가 고운노래로 만들어 주셨다. 내글에도 산아래 친구들 이라는 제목의 노래를 만들어 주셨다.
내가 쓴 글이 노래로 만들어 졌다니..  아직도 믿기지가 않는다.
노래를 만들어 주신 꺼벙이가 너무..고맙다.

오래도록..소호리의 겨울산속에서..소호친구들과의 진한우정을 나누고..
이제..뚜버기의 겨울캠프일정을 마쳐야 할 순간이 되었다.
우리 뚜버기들은 그만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데..아쉬운 발길이..떨어지지 않는다..
노래와 마음을 나누던 추억을 가슴에 새기며..
그렇게 꼭꼭 다음을 기약하며..
서로 보이지 않을때까지..손을 흔들었다.

‘느티나무야 기다려..새순이 돋을 때면..우리뚜버기들..꼬옥 다시와 노래불러줄게..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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