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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기 어린이울림방

새끼개

2011.03.02 21:01

새깜둥이 조회 수:1678

1)새끼개는 참 예뻤다.

털이 보들보들했고, 꼭 솜뭉치 같은 몸으로 어정어정 기어다녔다.

밥풀 같은 똥을 싸 놓는 것도 귀여웠고,

하루가 다르게 몸을 움직이는 것도 신기하기만 했다.

마치 강아지 인형이 살아 움직이는 것만 같았다.

2) 새끼 개는 점점 두 아이를 피했다.

겁이 난 눈으로 구석 자리만 찾았고, 슬금슬금 눈치를 보았다.

밥도 잘 먹지 않았다.

"형아, 순돌이가 눈을 크게 뜨고 나를 본다. 꼭 뭐라고 하면서 우는 거 같아."

"얘는 너무 순해서 그래. 이것 봐. 눈이 아주 착하잖아."

아이들은 새끼 개가 순해서 그렇다고만 생각했다.

자기들한테 겁을 내는 줄은 목랐다.

순한 눈망울이 예쁠 뿐이 었다.

 3)"쿠와아아앙. 쿠왕 캉``````. 그르르르, 커헝 커헝 컹."

두 아이도 점점 개에게 쉽게 다가서지 못했다.

하지만 아이들보다 더 겁을 내는 건 새끼 개 였다.

아이들 앞에서는 사납게 짖어 대었지만,

그 순간에도 개의 눈빛은 잔뜩 겁에 질린 채였다.

겁이 나니까 더 짖는 거였다.

겁이 날수록, 무서울수록,

제발 그러지 말라고``````.

4)"크하앙. 크헝 크헝 크헝."

새끼 개는 좋아서 아는 척을 더 했다.

아는 척을 하느라 더 소리내어 짖었다.

그러자 아이네 엄마는 한 걸음 뒤로 물러서며 얼굴을 작게 찡그렸다.

그리고는 안된 눈으로 새끼 개를 보았다.

"그런데 얘는 여기에 와서도 여전히 사나워요?

보자마자 또 이렇게 짖네."

새끼개가 반가워 아는 척을 하는 것조차 아이 엄마에게는 성질을 부리는 것 으로만보였다.

5) 새끼 개는 가고 싶은 대로 가면 좋았고,

사람들을 보며 짖을 일도 없었다.

길바닥 위로 맡는 낸새는 다 신기했고, 여기저기  놓인

쓰레기 봉지를 들추어보는 것도 재미있었다.

이렇게 좋은 줄 알지 못했다.

새끼 개는 처음이었다.

마음껏 달리고, 마음껏 기웃대며 노는 것이 처음이었다.

6)"컹. 컹. 컹. 컹"

새끼 개는 반가웠다.

그토록 아이들 때문에 힘들어했지만 그 순간 그런 기억 따위는 나지 않았다.

다만 자기를 보며 그토록 좋아하던 아이들,

자기가 아플 때 정성껏 보살펴 주던 아이들,

두 아이의 좋았던 얼굴만 떠올랐다.

어서 아이들 곁으로 가야지, 하는 마음뿐이었다.

"컹. 컹.  컹. 컹"

새끼 개는 아이들을 불렀지만

두 아이는 너무 멀리 있었다.

개는 몇 번을 더 짖어 보다가 아이들을 보며 달렸다.

앞뒤 가릴 새도 없이 내달렸다.

가슴이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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