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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기 어린이울림방

해바라기처럼

2007.08.14 07:50

연두빛 조회 수:357

해바라기처럼

                       정완영

해바라기는
그 대궁부터가 굵고 튼튼하다.
키도
다른 꽃들과는 상대가 안 된다.
웬만한 담장쯤은
휙 휙 넘겨다 본다.
꽃판은 사발만큼
꽃술은 사자 수염
부름뜬 눈이다.


발등에 부어주는 물쯤으로는
아예 목을 축일 수가 없다.
먼 산을 넘어온
푸른 소나기라야 생기가 돈다.

장대비가 두들기고 가면
다른 꽃들은 온통 진창구가 돼도
그는 오히려 고개를 번쩍 든다.
샛바람은 그의 몸짓
무지개는 그의 음악이다.

햇님도
다른 꽃들에게처럼
깁실 같은 부드러운 볕을
보내주는 것이 아니라
금빛 화살을 마구 쏘아 주는 것이다.
그래야 씨앗이 꽉꽉 박힌다.

손바닥만한 화단에 피는
마을 조무라기 같은 꽃이 아니라
군화 신고 온 우리 아저씨 같이
키가 크고 늠름한 꽃.
우리집을 삥 둘러선 환한 꽃.

나는 해바라기 같은
장하고 훨칠한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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