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XEDITION

1기 어린이울림방

5기를 신청하며

2007.12.12 00:09

애벌레 조회 수:304

재광쌤이 가끔 그런 이야기를 했죠.
아이들이 커서도 뚜버기란 이름 하나로 찾아오고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나도 기쁨이를 보며, 뚜버기가, 울림이, 그런 장소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하곤 합니다.

가끔 내 고등학교 시절을 생각해 봅니다.
문화원 앞 마당에 자리하고 있던 누각이 우리 모임 장소였는데 앞에 흐르는 강이 아주 멋졌지요
그 누각에서 우리는 친구들과 선배들을 만났고, 가끔은 대학교 다니는 선배들의 이야기와 노래도 들었습니다.
눈 오는 날 불러낼 사람이 없으면 동아리 선배를 불러냈고...
후배들이 자기 친구들 데리고 가서 맛있는 것 사달라고 떼를 써도 선배들은 웃으면서 다 받아주었지요.
공부하는 학교 분위기를 위해, 모든 연합 동아리 활동을 불허하던 교장 선생님을 대상으로, 동아리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물꼬를 터 준 사람도 1기 선배들 이었습니다. 그렇게 함께 한 시간들이 있기에 이십년이 지났는데도 우리는 서로에게 각별합니다.
집을 사면 집들이에 선배들을 부르고, 일 년에 두세 번은 정기 모임도 합니다.
물론, 나는 참석 못할 때가 더 많지만요.
잘 살고 있는지, 안부 전화를 받는 것만으로도 나는 가슴이 따뜻해질 때가 많습니다.
어느 선배는 마흔 나이에 특수교육학과를 다니는데, 자기 꿈은 장애인들을 위한 대안학교를 세우는 거라며 그 때가 되면 ‘너도 여기 와서 힘 좀 보태라’는 말을 서슴없이 합니다.
그들이 있어 마음이 따뜻할 때가 참 많습니다.

아이를 키우며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혜민이는 스트레스를 말로 푸는 스타일이 아닙니다.
혼자 속으로 삭이고 스스로 어느 정도 해결이 된 다음에야 나에게 지나가는 투로 말을 합니다.
가끔 너무 빨리 어른스러워진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요.
나는 혜민이가 청소년기가 되었을 때, 자신이 힘들거나 혼란스러울 때, 엄마에게 고민을 털어놓지 못할 때(물론 엄마에게 고민을 털어 놓는 게 내가 바라는 것이지만...), 그럴 때 찾아 갈 수 있는 곳이, 불러낼 수 있는 어른들이 주위에 있었으면 합니다.
그 힘든 고비가 지난 뒤 두고두고 만나는 인연들이 있었으면...
울림이 그런 곳이 될 수 있을까요?
그게 내가 울림을 계속 하고 싶은 이유인데 말이에요.

위로